안녕하세요, 스토리지북앤필름입니다!
여섯 번째 레터는 저희 책방의 모토인 ‘독자에서 제작자로, 제작자에서 독자로’라는 주제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책방에 들리시고, ‘이런 책들도 있구나’, ‘내 얘기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해요. 또, 실제로 저희 클럽 스토리지의 ‘나만의 책 만들기’ 등의 수업을 들으시고 책을 만들기도 하고요. 그야말로 독자가 제작자가 되고, 제작자가 독자가 되는 책방인 거죠!
오늘은 이성혁, 이아로 제작자이자 독자, 책방에서 워크숍도 진행하며, 그리고 자신의 직업을 가진 두 사람과 함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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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커피를 내리고, 저녁에는 글을 써내리는 이성혁
지금까지 다양한 책을 쓰고 만들고, 또 워크샵도 진행하고 있어요.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이성혁입니다. 낮에는 커피는 만들고 밤에는 글을 쓰고, 매주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2분 30초 안에 음료가 나가지 않으면 생기는 일>, 스토리지 에세이 시리즈 <내가 카페에서 들은 말>, <책 만드는 일의 쓸모>, 그리고 <유영하는 마음들>을 썼습니다.
워크숍은 세 가지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우선 에세이를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같이 시작하는 에세이’라는 오프라인 워크숍이 있고요, 매일 일기를 쓰는 ‘Daily dairy club’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수강생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steady essay club’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방에는 언제 처음 와보셨나요? 책방에는 2019년에 해방촌점에 처음 가봤습니다. 그때 문을 열었을 때 새로운 세상에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서점이 교보문고만 있는 줄 알았어요. 당시 태재 작가님의 워크숍을 듣고 있었을 때인데 근무하실 때 갔어요. 조그만 문을 여니까 낯선 책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떄 독립출판을 처음 알게된 거에요?) 네. 초반에 읽은 책은 김현경의 <오롯이, 혼자>와 마이크의 <내가 책방 주인이 되다니>, 그리고 브로드컬리 책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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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게 된 계기가 뭔가요? 수업을 듣기 전에는 글을 쓰고만 싶어했어요. 스무 살 때 영상학과에 다니다가 졸업을 한 학기 남기고 글을 쓰겠다고 자퇴를 했어요.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국문학과로 편입을 해서 1년을 다니다가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고 노량진에 갔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유예했죠. 그때는 경찰관이 되어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또다른 일을 하면서 글을 쓰게 되었네요.
다양한 일을 하면 힘들지 않나요? 여유도 없고. 물론 몸이 꽤 피곤하긴 한데, 글을 쓰면 회복이 되어요. 하고 싶은 걸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런데 요즘은 너무 힘들어서 자주 못 쓰고 있어요. (블로그에도 글을 쓰시잖아요) ‘Daily diary club’을 운영하다 보니까, 저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쓰는 이야기의 초고라고 생각하고 쓰고 있어요.
일상의 기록이 꽤나 힘든 일이잖아요. 그런데 성혁님은 매일 기록을 하게 되잖아요. 그럼 매일의 일상을 ‘기록’만 하나요, 아니면 무언가를 찾아서 쓰게 되나요? 생활에서 무언가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찾고 있어요. 그래서 메모장에다가 많이 쓰고 있어요.
쓰고 있는 게 있나요? 두 책을 동시에 미루고 있습니다. 엽서집 하나랑 에세이집 하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엽서집은 제가 신혼여행에 갔던 엽서에 문장을 넣은 문장 엽서집입니다. 에세이집은 출근하며 본 풍경들에 대해 엮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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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자에서 제작자로, 제작자에서 독자로>인데요, 독자로서는 어떤 책을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책 추천을 받으면 항상 추천하는 책이 있는데, 백가연 작가님의 <네가 있는 곳은 어떤지 물어보고 싶어> 입니다. 백가연 작가님의 문체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감정을 절제하는 게 느껴지는 글 같아요. 그래서 여러번 읽었어요. 제 수강생이었던 전유경 작가님이 쓰신 책인데요, <선별 진료소 간호사의 일기>라는 책이에요. 작년 1월에 들으셨는데 그때까지 글을 써보신 적이 없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한 번 써보시더니 책을 만들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1월에 시작하셔서 5월에 책을 만드셨어요.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주셔서 좋습니다.
이성혁이 참여한 '스몰포켓'도 함께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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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계를 대표하는
레즈비언이 되고 싶은,
이아로
책방에 처음 온 날을 기억하나요? 어땠나요?
마사장님 워크숍을 듣기 전에 시간이 떠서 구경온 날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책방들은 가봤었는데 분위기가 다 다르고, 스토리지북앤필름은 향 냄새가 기억나요. 비주류의 느낌도 나고요. 재야의 고수 느낌이기도 하고요. 그때 마감 시간 거의 다 되어서 도착을 했는데 그걸 몰랐어요. 그때 일하시던 스탭 분이 누구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제 옆에 와서 책 정리를 슬슬...(웃음). 그러고 보니 시간이 7시가 넘었더라고요.
좋아하는 독립출판물이 있나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안윤 작가님의 <물의 기록>을 좋아해요. 힘들게 읽히는 책인데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요. 문장들이 시 같기도 하고.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처음 읽어본 책이 진서아 작가님의 <돌아오는 새벽은 아무런 답이 아니다>라는 책이 있어요. 그 책이 덤덤하고 담백하게 큰 위로를 주었던 걸로 기억해요. 저도 추천을 받아서 읽었던 거거든요. 그래서 포스트잇을 되게 많이 붙였던 기억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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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로에 대해서 여쭤볼게요. 무엇을 하시는 분인가요?
저는 글도 쓰고, 여성 퀴어들을 위한 온라인 글쓰기 모임도 진행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또 서점에서 근무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고요. 쓴 책으로는 <이렇게 새벽을 표류하다 아침을 맞이하겠지>와 <사랑이 창백할 수도 있지>, 그리고 <한때 우리의 전부였던>에 공저로 참여했었고, 스토리지 에세이 시리즈 <베르가못 샤워>도 썼어요. <한때 우리의 전부였던>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사람에 대한 기록이에요.
아르바이트도 하고, 책방 근무도 하고, 글도 쓰고, 책도 만들고, 워크숍도 진행하고, 또 유튜브까지... 무지 바쁘실 것 같은데요? 운동도 하시잖아요?
운동은 많이 거르고 있습니다. 몸이 바쁜 것보다는 마음이 바빠요. 제 창작 활동에 더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는 창작 활동에만 매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어려워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게 거의 모든 체력을 빼앗아 가고 있기는 한데, 그건 해야지요. 그러면서도 계속 글을 쓰면서 제 안에 있는 것들을 정리하면서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많은 걸 보고 듣고 경험하고 배워야 쓸 것들이 채워질 텐데, 아르바이트 때문에 몸을 사리는 것도 있죠. 요즘은 건져낼 게 없는데 자꾸 건져내려고 하는 것 같아서 어려워요. 많은 창작자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읽는 분들이 '이 사람 계속 똑같은 얘기만 하는 거 아냐?' 할까봐 걱정이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한때 우리의 전부였던> 속의 글을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그런 식의 다른 글들도 쓸 계획이 있나요?
요즘 준비하고 있는 게 있기는 한데요, 여성 퀴어 모임에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보는 중이에요. 그 주제가 '언니'이긴 하지만, 저는 친구였던 '언니'에 대해 쓰고 있어요. 또 제 안에서 일어나는 개인적인 감정, 고독한 감정, 마음 속의 의문점, 회의감 등에 대해 쓰고 있어요. 그런데 조금 어색한 것 같아요. 대상에 대해 써오다 보니까 자신이 없어요. (자신을 가지세요~!)
글은 언제부터 써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자연스럽게 쓰게된 것 같아요. 저는 표현하는 걸 되게 못했거든요. 그래서 예전에는 표현을 잘 해내고 싶어서 연기를 배우러 다닌 적도 있었고요. (연기는 어땠나요?) 잘 했다면 지금 배우를 하고 있겠죠? (웃음) 그런데 도움은 많이 됐어요. 연기 학원을 다니면서 소리내어 우는 방법을 배우게도 되었고요. 저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기 학원을 다녔던 것이 아니라서 그만뒀죠. 그러다 나를 표현할 방법을 찾아보니, 메모를 오래도록 해왔더라고요. 그래서 버려질 종이 뭉치가 아니라 책으로 엮고 싶어서 수업을 찾아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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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서 일하는 건 어떤가요? 아르바이트와 또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궁금하고요.
아르바이트로는 브런치 카페에서 거의 혼자 일해요. 그래서 육체적으로 고되긴 한데, 일을 하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가니까, 잡 생각을 할 틈이 없어서 좋아요. 사장님이 "우리 매장에서 일하는 게 귀감이 되는 점이 있나요?"라고 물어보셨는데,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매장에서 일하는 건 거의 기계처럼 일하고 있고,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일할 때에는 조금씩 작업을 하고 있어요. 많은 책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서 약간의 공동체 의식이 생기고 책을 더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분들도 계속 쓰고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책방 일이 너무 좋고 창작 활동을 할 때까지는 계속 일하고 싶어요. (그럼 죽을 때까지!) 그럼 "내가 죽으면 책방 월요일 화요일 누가 보나..." 하며 눈을 감겠죠. (웃음)
이아로이 참여한 '스몰포켓'도 함께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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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책도 만든답니다!
<나만의 책 만들기> 텀블벅,
마이크와 김현경, 오종길은 책방의 프로그램들인 '클럽 스토리지'를 함께 운영하기도 하지만, 책을 만드는 '스토리지프레스'도 함께 일구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는 마이크와 김현경이 각자 오랜 기간 독립출판을 하고, 독립출판에 관련한 수업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담은 책을 제작합니다.
동명의 워크숍 마이크의 <나만의 책 만들기>를 기반으로, CLASS101 등에서 수업을 하는 김현경의 내용을 함께 담았어요. 현재 텀블벅 후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니, 책 만들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한 권의 책으로도 충분히 책을 만드실 수 있도록 열심히 꾹꾹 눌러담아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 또, 후원자 분들께 드리는 책 이외의 다양한 혜택이 있으니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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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오신) 김로로 작가님이 눈여겨 보는 독립출판물!
<일소된 세계> | 김로로
로로 : 상실에 대한 이야기인데, 상실은 누구나 경험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마음을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책이라 추천을 드리고 싶어요. (마이크 : 글도 너무 좋고, 사진도 너무 아름답고, 만듦새도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요즘 마음이 아픈 분들이 책을 많이 찾는 것 같아요. 행복할 때는 잘 안 찾고요. 언젠가에는 굳이 상실이 아니더라도 위로가 필요할 때, 함께 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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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가못 샤워> | 이아로
로로 : 스토리지 에세이 시리즈 중에서 <물의 기록>,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도 좋았어요. 아로 작가님 알기 전에 첫 책을 알고 있었거든요. 항상 작가님이 쓰시는 문장이 무게감 있는데 그 깊이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무겁나, 싶었는데 읽을 수록 잘 다가오고 저랑 결이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마음을 대변을 잘 해주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딱 자기 전에 읽기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제가 스토리지 에세이 시리즈를 침대 맡에 다 올려뒀거든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판형. (마이크 : 누가 디자인 했는지 참 / 현경 :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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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비 냄새> | 김현경
로로 : 제가 사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써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아로 작가님 책도 좋았고요. 그래서 그런 책들도 많이 찾아보곤 해요. 그런데 현경 작가님의 짝사랑은 뭐랄까, 해볼 수 없는 것 같은 짝사랑. 현경 작가님 마음 속에 들어가서 어떠한 다른 시야로 보는 짝사랑이잖아요. 멋있는 짝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짝사랑 한번 쯤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경 :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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