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토리지북앤필름입니다!
새해가 되고서야 4호를 발행합니다! 많이 기다리셨나요? 저희는 정신없는 연말연시를 보냈답니다. 강남점을 정리하고 함께 일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역병에 시달리며(!) 시간을 보냈어요. 이제는 모두 건강히 책방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고민하다가, 책방에서 함께 일하는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주제를 <책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떨까요?>로 잡았습니다. 그럼 한번 들어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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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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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점과 로터리점, 후암점
스토리지북앤필름은 세 개 지점에서 총 여섯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련과 종길이 로터리점을 보고, 마이크, 현빈, 지하, 아로가 해방촌점을 보고 있습니다. 후암점은 책방 스테이를 하시는 분들과 매주 토요일 현빈이 근무합니다. 대부분이 책방을 보기도 하면서 책을 만드는 제작자이기도 하죠. 이외에 종종 이이삼 작가, 김현경 작가가 책방의 일을 함께 도와주곤 합니다.
자,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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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에
책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with 하련
책방에서 일하게 된 계기 | 퇴사를 하고 취해 있던 어느 날, 마이크 사장님께서 함께 일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죠. 그런데 그게 6개월 뒤(?!). 그 사이에 '리틀프레스 페어'도 함께 하기도 했었죠!
책방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 | 왜 고민을 하게 되죠...? 회사 다닐 때와 많이 비교를 하게 되니까, 업무 강도나 인간 관계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그게 없다는 것이 좋아요. 책에 둘러싸여서 일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그걸 이뤘고요. 또, 새로운 책이 들어올 때마다 '나도 이렇게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욕구가 생기곤 해서 좋아요.
책방에서 일하면서 힘든 점 | 회사 다닐 때보다 엑셀을 더 많이 다룬다는 점? 그때도 엑셀을 많이 써야했는데, 여기서는 취합을 해야하는 것들도 많고, 전산화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서 신경쓰는 게 힘들어요. 또, 손님들 중에 책 위에 컵을 올려놓거나 지저분하게 읽는 분들이 계시면 힘들어요. 그 외에는 없는 것 같아요.
강남점에서 로터리점으로 | 사장님 앞에서 얘기하긴 좀 그렇다. (하하) 출퇴근 시간이 많이 바꼈잖아요. 그런데 이쪽은 집에서 거리가 더 있다 보니까 하루 종일의 시간을 여기서 다 써야한다는 것이 저한테는 좀 어려운 점이긴 해요. 길에다 버리는 시간이랄까. 집에서 돌봐야 하는 것들도 많은데, 그 점이 아쉬워요. 또, 강남점과 다르게 예쁜 곳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아, 또 맛있는 고깃집이 책방 앞에 있어요. 외롭지가 않고요. 해방촌에 근무하는 분들도 계시고 종길도 함께 일하는 점이 좋아요.
퇴사를 한 것에 대하여 | 연차가 쌓여서 연봉이 올랐는데도 퇴사를 했어요. 그런데 퇴사를 했죠. 좋은 점은 회사를 다닐 때의 불안 증세가 줄었다는 것인데, 돈이 없다는 또다른 불안이 생겼죠. 책방에 나오고 나서는 불안이 조금 줄긴 했지만요. 이전에는 회사 욕만 했는데, 여기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건강한 생각들을 생각들을 많이 해요. 육체적으로도 건강해졌고요. 무엇보다도 같이 사는 반려자가 그만두는 걸 좋아했죠.
책방에 대하여 | 생각보다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난 못 할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마이크가 한번 '책방을 넘겨주면'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아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아, 우리가 다 친구였잖아요. 그런데 일로 만난다는 게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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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서 일하면서 주체성을 찾아가고 있어요, with 현빈
소개 | 스토리지에서 일한지 일 년 좀 넘은 현빈이에요. 본업은 미술대학 대학원생이고요. 저는 금, 토, 일에 나가는데 금요일과 일요일은 해방촌, 토요일은 후암점에서 일합니다.
책방에서 일하는 경험은 어떤가요 |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어요. 그 후에 5년 간 아르바이트를 안 했었는데, 여기서는 계속 일하고 싶어요. 확실히 후암점에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사진을 위한 목적도 적고,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반면에 해방촌에는 물리적인 방문객은 많은데, 방문만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후암점에 그래서 애착이 더 많아요.
후암점과 해방촌점 | 손님들이 어떤 책을 좋아할지 모르는 것이 좀 어려워요. 독립출판의 느낌이 물씬 나는 책들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으시고, 워크룸(workroom, 출판사명) 같은 전문 서적들을 좋아하는 분들도 계셔요. 후암점에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오시니 그런 책들을 더 구비하려고 해요. 한 분께서 그런 책들을 갖다두면 좋아하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일하면서 힘든 점? | 사진 찍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빼고는 없는 것 같아요. 지난 주말에는 카메라 플래시를 켜고 사진을 찍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또, 해방촌점이 좀 추운 느낌이 들어서 걱정 중이에요. 작년에는 '너무 더운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요즘엔 걱정이네요. (마이크 : 진짜 걱정이다.) 그것 말고는 모르는 책들을 보는 재미도 있어요. 책 입고 받을 때 소개를 읽으면서 '이 사람 나랑 생각이 너무 비슷해'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불가능한 일을 한 것 같아요, 해방촌의 재고 정리! | (마이크 : 2013년도부터 지금까지 책이 쌓여오기만 하고 재고 정리가 안 됐는데, 이걸 해냈어요. '이 책 어디있나요?' 하면 바로 답이 나오고요.) 좀 더 나아가서 책의 구획이 나눠졌으면 좋겠어요. 여행 서적, 시집, 산문 등등이 나눠져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책을 진짜 안 읽는 사람인데, 여기서 일하면서 책을 많이 읽게 된 것 같아요. 또, 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한데, 독립출판물을 보면 다른 사람들의 주체적인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서 점점 제 주체성도 찾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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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영감이 되는 책방 생활 with 오종길
활발한 독립출판 제작자로도, | 활발하다기에는 지난 5월에 에세이 <DIVE>를 썼고요, 소설을 낸 지는 꽤 지났네요. 4월, 제주북페어에서 새 소설책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무화과와 리슬링>, <저크 오프>, <겨울을 버티는 방> 등을 썼습니다. 그리고 로터리점에서 일하고 있는 오종길입니다.
책방에 근무하게 된 계기 | 저는 강남점에서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2020년 6월부터. 그 전에 해방촌을 제안했을 때에는 "책방 일만큼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며 얘기 했는데요. 솔직하게 말하면, 그 6월에 고향에 가 있었어요. 그때 마사장님께 전화가 왔어요. "종길, 책방 잠깐 일해줄 수 있어?"라고 하셔서, '잠깐'인 줄 알았죠. 한 달, 두 달쯤 일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렇게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과 이전 책방 일을 하면서의 경험도 있어요 | 사람마다 책방 일에 대해 포커스를 두는 게 다른 것 같아요. 하련 누나는 엑셀 작업을 많이 하고, 현빈은 큐레이션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책방 일이 '서비스업'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서비스업을 하고 싶지는 않았었어요. (마이크 : 우리는 보통 해방촌 커튼 뒤에 숨어 있는데, 강남점에서의 종길은 뭔가 응대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 같아. | 현경 : 그럼에도 책방 일을 다시 하게 된 까닭이 있나요?) 그만둘 타이밍을 못 잡아서? (웃음) 서비스가 싫었는데, 다시 하면서 동료들이 좋아서 그 마음이 바꼈던 것 같아요. 뭐가 그렇게 좋았던 건지는 모르겠어요. 한두 시간만 만나는 동료들인데도, 그래서 신기하네요. 함께 오래 일하지는 않지만 강남점에서 함께 일하던 다른 분들의 손길들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로터리점에서의 한 달 | 장점은 로터리점에 훨씬 더 아늑한 느낌이 들어요. 부담이 없고요. 강남점은 더 대형 서점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여기가 더 동네 서점의 느낌이 들고요. 확실히 강남점은 직장인 같은 느낌의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여기는 동네 분들인 것 같은 분들이 많아요. 생각보다 연령대가 높은 분들도 많고요. 단점은 잘 안 움직이게 돼요. 강남점에서는 책을 정리하려고 하면 100보는 걸어야 했는데, 여기는 20보 정도?(웃음) 그리고 집도 가깝다 보니까 덜 움직이고요.
책방에서 일하면서 '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 | 제가 소설을 써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한 마디 말로 영감을 얻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손님 분의 한 마디일 때도 있고, 제작자 분의 한 마디일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김져니 작가님의 'how to love myself'를 매일 보니 별 감흥이 없었는데, 어떤 분께서 "이 말 참 예쁘다. 너도 와서 봐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보니 '비가 올 땐 창 밖을 봐' 정도의 말이었는데, 말이 예쁘다고 친구들 부르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서, 이번에 쓰고 있는 소설에 넣었어요.
추천하고 싶은 책 | 안윤 작가님의 <방어가 제철>을 읽었는데,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이동하며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또 지하철역이 이야기에 나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동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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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와 현경이 눈여겨 보는 독립출판물!
<계절의 효능> | 오이뮤
마이크 :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들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볼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 있어요. 책 안에서, 책의 한 쪽 면의 펼치면 또다른 내용이 있기도 해요. 책의 아름다움의 측면에서도 보기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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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을 버리며> | 김종영
현경 : 독립출판물 중에서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을 오랜만에 발견했어요. 글이 유쾌하고 스토리텔링도 적절하게 재미있었습니다. 특별한 주제를 가진 내용은 아니지만, 그 한 편 한 편의 글이 재미있어서 만 원의 값이 아깝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에게 종영 씨를 '스토리지 에세이 시리즈'에 추천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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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브생로랑에게> | 피에르 베르제
마이크 & 현경 : 이브 생 로랑과 50년을 함께 살아온 연인이, 그가 죽고 나서부터 쓴 일기를 모은 책입니다. 50여년의 생활을 함께 했다는 점도 상상할 수 없지만, 그 이후에 어떤 마음일지는 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책의 만듦새도 좋고, 읽어봄직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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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북앤필름의 소식들!
✔️ 다음 주, 1월 18일은 스토리지북앤필름의 15주년입니다! (짝짝) 오랑오랑에서 제작한 쿠키를 해방촌, 로터리점, 후암점의 구매 손님들께 소진 시까지 나누어 드릴 예정입니다.
✔️ 로터리점에서 필름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화도 맡기실 수 있으시니, 근처이신 분들은 스토리지북앤필름에 맡겨주세요!
✔️ 클럽 스토리지(@club_storage)에서는 더 다양한 소모임,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해방촌점-로터리점-후암점 스토리지북앤필름 스탬프 투어를 진행합니다! (각 지점에서 1권 이상의 책을 구매하시면, 스탬프지와 투명 책갈피를 증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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