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에 도쿄의 책방들을 추천하고 오랜만에 스토리지 뉴스레터를 보냅니다.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던 2025년의 5월이었는데요, 다들 어떻게 지내셨는지 모르겠어요. 장마가 한 달 먼저 시작된 줄 알았습니다. 스콜처럼 비가 내려서 때로 걱정도 되기도 했었는데요, 모두 무탈하셨기를 바랄게요.
해방촌과 후암동에서 스토리지북앤필름은 매일 문을 열고 닫고 있어요. 해방촌점은 2시부터 7시까지 로터리점은 1시부터 7시까지 말이죠.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어떤 날은 참 즐겁고 또 어떤 날은 힘들게 다가오기도 하는데요, '뭐가 힘들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도 자영업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서 공간 이용에 대한 매너에 대해 더욱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직장 다닐 때는 알지 못했던, 알 수 없었던 것들을 말이죠.
책 위에 물기 있는 음료를 둔다거나, 책 몇 권을 모두 읽고 가시는 손님들, 내지를 촬영하는 손님들, 책을 읽는 모습을 스튜디오처럼 책방에서 사진을 찍는 손님들... 다른 업종에 비하면 정말 양호한 편이지만, 계속 마주하다보면 지치기 마련인 것 같아요. 더욱이 다른 책방은 구매율이 방문객 대비 70% 이상인 반면 저희는 10~20%정도이거든요. 저도 돈 벌어서 지방에 작은 건물이라도 사서 마음 편히 책방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현실은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곤 합니다.
최근에 로터리점 단골 손님들이 몇 분 계셔서 볼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참 커요. 책을 구입하시면서 "드립백 샀는데! 몇 개 드릴게요!"라고 건네주시기도 하고, "유튜브 잘 보고 있어요!"라고 말씀을 건네시면서 소개도 해주시기도 하고 말이죠! 워낙 전국 단위 혹은 다른 나라에서 많이 와주시다보니 단골 손님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해방촌, 후암동인데요, 차차 관련있는 분들, 관심있는 분들께서 이주해주시고 계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욱 많은 단골 손님들이 찾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오랫동안 책방을 운영하면서도 아직까지 바라는 희망이 있다는게 새롭고 신기하기도 하네요! |
|
|
오로지 손으로 만드는 zine's pop up 2025 |
|
|
이 전시는 저희 책방에서 2023년부터 매년 해오고 있는 팝업인데요, 라인업이 너무 좋지 않나요? 으허허허허허 해방일기니까 이렇게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기획전을 생각하면서 어떤 작가님들과 하면 좋을지 생각을 많이 하고 라인업이 대략 만들어지면 섭외 메일을 드리고 있어요. 손으로 만든 책들을 손으로 감각하며 느끼고 책의 다양성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며 마련한 자리인데요, 손으로 만든 책으로 독립출판을 시작한 임소라 작가님이 함께 해주시는 것도 너무 좋고요, 최진영, 영민 작가님은 처음 팝업을 함께 해주시기도 했고, 항상 기발한 기획으로 zine을 만드는 말코 작가님까지, 사진, 그림, 글 등 다양한 장르의 zine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벌써 두근두근 합니다. 이 전시를 이어 <여름의 편지>, <손바닥 원화전> 라인업도 보시면 깜짝 놀라실거예요. 으허허허허허허허허 나만 놀란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정말 멋진 작가님들과 이런 기획들을 꾸려갈 수 있어 만들어갈 수 있어 그저 기쁜 마음입니다. 6월 5일부터 7월 9일까지 진행되오니 시간 허락되시는 분들은 꼭 놀러와주세요!
로터리점과 온라인에서도 6월 5일부터 구입 가능하시답니다.
|
|
|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매일 조금씩 글을 쓰는 것
꾸준한 행복, 김신회 작가님 인터뷰 |
|
|
뭔가에 재미를 느끼면 흠뻑 빠져들고 그 빠져든 세상에서 실컷 놀다가 그 실컷 논 마음으로 꾸준히 유지해가는 것이 많은데요. (아마 책방도 그럴 것 같아요. 독립출판이 너무 좋아서 책방을 열게 되었고, 한때 책방 출근을 바캉스에 표현하기도 했던... 저 ... 이기에...) 2025년은 단연 스토리지북앤필름 유튜브가 아닐까 싶어요. 재생수는 정말 별볼일없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언젠가, 언젠가는 저희의 영상들을 많이 보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해봅니다. 지난주에는 최근 산문집 <꾸준한 행복>을 쓰고 만든 김신회 작가님과 함께 했어요. 방송 작가로 활동을 하다가, '나만의 글을 쓰고 싶어'라는 마음으로 돌연 작가의 세계로 들어간 그는 통장 잔고까지 공개를 하며, 재미있게 에피소드를 만들어주셨답니다. 뭔가 보이지 않지만 쌓여있는 감각들로 1시간을 꼬박 채워주셨는데요, 저도 이렇게 길게 둘이 이야기해본 것은 처음이었음에도 전혀 어색함 없이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책이 나온다는 시스템에 어려움도 많고 판매에 대한 압박감도 많아 <여름 사람>이라는 출판사를 차리셨는데요, 오히려 저는 작가님께서 1인 출판사를 차리신 덕분에 더욱 김신회 작가님 다운 책이 계속 나올 수 있는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통장 잔고가 얼마 없는데요... 여러분! <꾸준한 행복> 좋은 책인 만큼 많이 많이 읽어주시고 선물해주시고 또 구입하셔도 좋을 책! 반갑게 만나주세요. 더욱이 저희 유튜브 인터뷰도 한번 봐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
|
|
해방일기에 자주 적었던 바로! 핫스팟이 2025년의 최고 OTT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역대급으로 좋았던 작품인데요, 소소하지만 또 소소하지 않고 배우들이 주고 받는 대화를 통해 웃게 되고, 다름에 대해 별 대수롭지 생각하지 않고 유머로 풀어내는 묘미의 끝이 이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러쉬 업 라이프>는 어떻게 보면 반복적인 환생 순간들을 마주하면서 '아 도대체 언제까지 환생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핫스팟은 시작부터 끝까지 완전히 즐기며 봤습니다. '다음주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 이런 느낌!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혹시 아직 못 보신 분들 계시다면, 어서 넷플릭스에서 보시길 강력 추천 드립니다. |
|
|
작년 하반기에 김종완 작가님과 <좋은 꿈>이라는 책을 내고, 올해 저희 스토리지프레스의 첫 신간은 이원희 작가님의 <알을 두고 온 새의 마음>입니다. 아마도 꽤 오래전에 원희씨에게 "책을 냅시다"라고 말씀드렸고, 작년 상반기에 "진짜 냅시다"하며 원희씨가 원고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AVEC> 매거진이 2012년에 처음 나왔는데, 저도 그 때 첫 독립출판물을 만들게 되며 연이 시작되었는데요, 참 멋진 작업물들을 만들어내서 좋아하는 분들이기도 해요. <AVEC> 정은지 실장님은 사진 그리고 이원희 작가님은 글을 쓰며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만들다가 원희씨는 종종 글을 쓰며 책을 만들기도 합니다. 글을 보며 '같이 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2012년만해도 저희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하게 될 줄 알았겠어요?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종길 작가님이 책을 정말 잘 잡아주셨고, 뚝딱뚝딱 김현경 작가님께서 디자인을 해주시며 원고가 들어오자마자 바로 작업에 들어가 5월에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AVEC>의 속도가 조금은 느린 편인데, 저희의 속도에 놀라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원희씨도 마음에 들어하시니, 이 속도에 맞춰 이 책을 준비해보려 합니다.
스토리지 프레스 에세이 시리즈 #19
삶이라는 숨바꼭질에서 매번 술래인 사람의 이야기 『알을 두고 온 새의 마음』
하늘을 올려다보면 새 한 마리가 날아갑니다. 어디서건, 언제건 새는 꼭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저곳으로 날아가는 새도 혹시 알을 두고 온 마음은 아닐까 가늠해 봅니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뿐, 새는 늘 하늘을 날아다니고 둥지를 오갑니다. 어쩌면 그는 남들의 몫까지 꿈을 꾸느라 피로한 새 한 마리가 아닐까요.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둥지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맘 놓고 잠들고 깨어 알을 두고도 훨훨 날아다니다 돌아올 수 있을 테니까요.
작가는 말합니다. “글쓰기는 쓰기 전에는 명분을 찾고, 쓸 때는 의미를 찾다가 다 쓰고 나면 가치를 찾아 떠도는 영원히 이길 수 없는 숨바꼭질의 술래가 되는 일”이라고. 그를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도서관에서, 복도식 아파트에서, 노을이 지는 옥상에서. 그가 둥지를 짓기 위해 찾는 작은 나뭇가지가 어디에 있는지 제가 알려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그 반대일까요. 그라면 술래를 자처하고,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를 슬쩍 일러주고, 주변을 서성이며 저를 찾지 못하는 척해줄 것 같습니다.
우연과 인연의 귀함을 알고, 그 힘을 믿는 술래가 삶의 변두리를 어루만집니다. 동시에 “단단한 다정함”으로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우리들의 둥지를 모아서 지은 아파트를 지킵니다. “어떤 슬픔일지만 궁금하다”는 말처럼 사람 냄새 풍기는, 그러니까 생활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기에 품을 수 있는 마음이지요.
먼지 쌓인 선풍기를 해체하고 세척하기. 잘 마른 선풍기를 다시 조립하는 일. 글을 쓰거나 하루치 생을 살아가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지막 나사를 힘껏 조이고 나면 종종 귀퉁이에 빠진 부품 하나가 반짝 빛”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 또한 우리네 삶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목차에서 시선이 멈추는 속담을 골라 읽음은 어떨까요. 기왕이면 버스에서 말이죠. 당신이 탄 버스가 달립니다. 한산한 낮, 따스한 볕, 잠깐 터널을 지날 때의 쉼이 책과 함께 펼쳐집니다. 책을 덮고 창밖의 하늘을 내다보면 이번엔 새 떼가 하늘을 횡단하고 있을 것입니다.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새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저희가 오랜만에 낸 스토리지 에세이 시리즈 이원희 작가의 <알을 두고 온 새의 마음> 많이 많이 찾아주세요.
https://smartstore.naver.com/justorage/products/11838288361
|
|
|
벌써 2주 조금 남은 <서울 국제도서전> 작년 <책마을>로 참가를 오랜만에 했었는데요, 너무 즐거웠던 자리였어요. 이번에는 출판사 시절, 웜그레이앤블루, 주제와 함께 공동 부스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그동안 낸 책들과 앞서 소개드렸던 <알을 두고 온 새의 마음> 그리고 박수진 작가와 함께 준비하고 있는 신간을 가장 처음 만나실 수 있게 준비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을 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욱이 함께하는 출판사들과 협의하여 모든 서적을 10% 할인하여 판매할 예정인데요, 조금이나마 가격적인 부분에서 혜택을 준비하고 있고, 소소한 것들을 만들어 드릴 예정이오니 관심있게 만나주셨으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
|
저희 스토리지 뉴스레터는 아마 제가 보내는 해방일기가 끝나는 6월말 이후에는 주기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해방일기가 매주 두 차례 보내는 방식이다보니 제가 보낼 여력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구독해주시는 분들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혹시 뉴스레터를 통해 소식을 전하고 싶은 분들 계시면 소정의 광고료로 올려드릴 예정이오니 관심있는 분들은 언제든 알려주세요. ikikikmike@gmail.com 으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아무쪼록 이제 시작한 6월 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며!
또 다음 스토리지 뉴스레터로 소식과 인사 전할게요!
책방으로 많이 와주세요!
마이크 드림.
|
|
|
|